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은 ‘한국형 레거시 10(Legacy 10)’ 도입 등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안’이 여야 의원 다수의 공감대 속에 국회 발의됐다고 20일 밝혔다.
초록우산에 따르면 지난 1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야 간사인 정태호·박수영 의원 등 20명이 공동발의했다.
이는 초고령, 1인 가구 등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해 가계 내 동결 자산을 사회적 가치로 환원하기 위한 유산기부 활성화를 취지로 한다.
현행 제도는 공익법인 등에 기부한 재산을 상속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과세가액 불산입’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에 더해 기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세제 인센티브를 반영했다.
법안의 골자는 상속재산 중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이 상속세 과세 가액 10%를 초과할 경우, 상속세 산출 세액 10%를 세액 공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제도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에 있는 공익법인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세부 요건과 절차를 대통령령으로 엄격히 규율했다. 편법 상속이나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장치를 둔 것이다.
이 개정안은 자산 일부를 사후에 환원하는 유산기부를 활성화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에서는 2012년 유산 10%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상속세율을 40%에서 36%로 인하하는 ‘레거시 10(Legacy 10)’ 제도를 도입, 세제 특례를 통해 유산기부를 활성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국내 유산기부는 전체 기부 규모의 약 1%에 그쳐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 대안으로 ‘한국형 레거시 10’과 같은 제도적 지원이 거론돼 왔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한국갤럽이 진행한 ‘2025 유산기부 인식 조사’에서는 응답자 절반 이상인 53.3%가 유산의 10%를 기부할 때 상속세율을 10% 인하해주는 ‘레거시 10’ 모델 도입 시 기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 기부 의향이 있다는 응답 29%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한국형 레거시 10’ 도입 시 세수의 감소보다 기부 확대 측면의 효과가 더 클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서울시립대 박훈 교수는 ‘한국형 레거시 10’ 도입으로 연간 상속세 세수가 약 1,253억6,263억원 감소하는 반면, 유산기부액은 약 2,900억1조4,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산기부 증가가 세수 감소 대비 약 2.3배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국회 재정기획위 여야 간사는 개인 선의가 아닌 세제 구조의 변화를 통한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기부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이번 법안 공동 발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정태호 의원은 “세계 주요국은 유산기부를 공익 재원을 확충하는 핵심 제도로 인식하고, 이를 세제 구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상속 과정에서 사회적 환원을 택한 국민에게 국가가 분명하고 예측 가능한 보상 신호를 주는 것이, 성숙한 기부문화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박수영 의원은 “세계 최고수준 상속세율에 따라 유산 등 고액의 자산이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며 “일부 상속재원이 우리 사회에 환원 될 수 있도록 세율 감면을 포함한 인센티브 제도가 지속 마련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유산기부 활성화 입법은 초록우산을 비롯한 211개 자선단체들이 공동으로 촉구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초록우산은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단체로서 지난 1월 21일 열린 국회 토론회, 의원실에 전달된 유산기부 입법화 지지 서명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
초록우산 황영기 회장은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토대가 될 법안 발의를 환영하며, 국회 논의를 통해 입법으로 연결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초록우산은 유산기부 등 시대상을 반영한 기부 방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나눔을 동력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